Page 46 - 희망이 자라는 아름다운 나눔 - 한국예탁결제원 KSD 나눔재단 사회공헌백서 20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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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지원사업
젠더(여성)폭력예방시설
종사자 연수 후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내가 몸담고 있는 해바라기센터는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들을 지원하며 보람, 긍지, 사랑, 희망, 인과응보의 끝판왕을 볼 수 있는 월화 드라마 속의 한 챕터 같은 드라마틱함이 가득한 곳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판타지가 거세된 구질구질하고 잔혹 하여 드라마 속 드라마틱함의 그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직장생활이란 것을 알았을 때 배신감이랄 수도 없고 불쾌감이랄 수도 없는 감정이 목울대로 차올랐었다. 한마디로 초심을 가장한 순진함이었다. 상담사라는 직업의 끝을 그리고 그 한계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사무적이지 않고 소모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이 직업을 택했지만, 시간이 지나 소명과 희망이 무색해지면 반대로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중략) 나에게 한국여성수련원 나눔을 위한 채움은 일종의 1박 2일의 유예공간이자 피난처였다. 나는 쉼이 절실히 필요한 종사자였다. 한국여성수련원 소진예방 연수 공문을 보는 순간 나는 망설임 없이 신청을 했다. 이 연수를 참가하기 위해 다른 종사자 들이 업무에 부담을 느끼더라도 나는 기꺼이 이기적이고 싶었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비대면으로 하는 소진 예방이 얼마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하지만 그 한계가 궁금하기도 했다. ‘리프레쉬 마인드’ 첫 수업부터 내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고 햇살이 가득한 조용한 집안에서 모니터 안에서 마주한 나와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선생님들과 각자의 공간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모습들이 어떤 동질감과 위로가 느껴졌다.
한국여성수련원에서 보내준 솔방울과 오일은 대관령 치유의 숲으로 데려다 주었고, 한국여성수련원에서 나의 니즈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마냥, 주식공부를 하기 시작한 나에게 신성진 대표를 데려다 ‘머니 프레임’으로 건강한 투자의 세계를 알려주었다. 그뿐이랴, 지금도 예쁜 내 주방에 걸린 나무 도마를 보면 한국여성수련원이 절로 떠오른다. 이쯤 되면 이 나무 도마는 한국여성수련원의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당신들이연수는끝난게끝이아니야우리를잊지 못할 거야.’라는... ‘주관하신 선생님들의 큰 그림은 성공했어요. 나는 선생님들의 선물을 잊지 못하고 있거든요.’(중략)
소믈리에 이지영 님의 와인 수업을 마지막으로 한국여성수련원 [2021 나눔을 위한 채움]의 시간이 끝났다.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도 나는 2021.09.30.~ 10.01.의 시간들이 기분 좋게 적립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이름은 잊었지만 당시 3차 연수에서 완벽한 진행을 해주셨던, 사람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와 명쾌한 딕션을 가진 한국여성수련원 선생님!! ‘강릉 바다는 여전히 푸른 구슬을 숨겨 놓은 듯 아름다운가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 내 몸속에서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듯한 설렘을 줍니다. 늦었지만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시구가 절로 떠오르는 시간들이었다. 그래 누구나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곧 대로 뻣뻣하게 자란 꽃은 어디에도 없다. 어제와 오늘이 특별하게 다르지 않듯이 오늘과 내일 사이에도 경천동지할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건이 접수될 것이고 또 어느 내담자는 민원을 넣을 것이며 또 나는 위기에 최적화된 종사자로 업무에 임할 것이며, 격무에 시달리다 번 아웃 증후군에 시달릴 것이고 그렇게 또 월화 드라마와 다른 현실을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말한다. 이 별반 다르지 않는 구질구질한 일상에서 쌓아온 내 업무의 전문성을 등에 업고
알 수 없는 내일이 아니라, 살아가는 오늘을 증명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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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자라는 아름다운 나눔
    2021년 3차 연수 참가자 강인숙_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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